연구성과

이준식‧장호영 동문, 4세대 가속기 이용 “성과” 사이언스 통해 발표

2015-11-19 1,003
이준식‧장호영 동문, 4세대 가속기 이용 “성과” 사이언스 통해 발표

물질이 전기 저항이 0이 되고 내부 자기장을 밀쳐내는 ‘초전도 현상’은 그 특성을 이용해 MRI(자기공명현상) 촬영에 활용되고, 에너지원이나 자기부상열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초전도현상은 물질의 온도가 영하 240℃ 이하로 아주 낮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너무 낮은 온도 때문에 일반 상용화에 있어서 상당한 제한이 있었다. 지난 80년대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 영하 200℃ 이상에서도 초전도현상을 보이는 ‘고온초전도체’다.
 
이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고온초전도체’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삼차원(3D) 형태의 전자 정렬모습이 POSTECH 출신 동문들이 주도한 연구팀을 통해 관측됐다.
 
미국 스탠포드대 SLAC 국립가속기 연구소(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의 이준식 박사(물리, 지도교수 이기봉)가 이끄는 연구팀은 4세대가속기인 LCLS (Linac Coherent Light Source)에서 X선을 이용,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고온초전도체 물질 이트륨 바륨 구리 산화물(YBCO)의 전자가 정렬한 모습을 촬영하여, 기존에 이차원 평면형태(2D)으로만 알려져있던 ‘전하밀도파(charge density wave)’*1가 강한 자기장 하에서 삼차원 입체형태(3D)로도 존재함을 밝혀내는데 성공, 그 연구 결과를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발표했다.
 
이 결과는 기존 실험들에서 보이던 데이터 불일치를 바로잡는 한편 향후 다양한 조건 하에서의 초전도체 물질 속 전자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결과로서, 고온초전도체가 발견된 지 30여년 동안 밝혀지지 않은 초전도 현상의 원리를 밝혀내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중요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이 이용한 것은 현재 포항에도 구축되고 있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차세대 X선 광원인 X선 자유전자 레이저다. 아직까지 미국 SLAC와 일본 이화학연구소 SACLA만이 가동하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밝은 X선으로 원자와 분자수준의 관찰을 펨토초의 시간분해능을 통해 가능하도록 한다.
 
고온초전도체의 연구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초전도체를 응용한 다양한 산업적 효과 때문이다. 초전도체가 산업에 응용되기 위해서는 사용 냉매의 가격을 고려할 때 그 현상이 일어나는 온도가 높아져야만 한다. 초전도체가 응용된 기술 중 가장 잘 알려진 MRI의 경우 초전도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액체 헬륨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올라가지만, 고온초전도체를 이용하게 된다면 그보다 저렴한 액체질소를 냉매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에너지원, 서울-부산을 40분만에 주파하는 자기부상 열차 등도 초전도체가 산업에 응용됐을 때 가능한 기술들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고온초전도체의 성질이 물리적으로 충분히 연구되고 현재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특성이 유지되어야 가능하다.
 
교신저자로서 이 실험을 주도한 이준식 박사는 “이번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우리 실험팀이 촬영한 고온초전도체의 전하밀도파의 입체적 특성은 지금까지 아무도 본 적 없다”며 “이번 연구성과는 고온초전도체의 물리적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1저자인 장호영 박사(물리, 지도교수 박재훈)는 “YBCO라는 물질은 아주 복잡해서 그 초전도체에 관한 어떤 결론에 이르려면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며 “실험을 거듭해가며 새로운 발견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고온초전도체에 대한 물성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보다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현상을 일으키는 새로운 초전도체의 설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설명] 
 

1. 전하밀도파 (charge density wave)

일반적으로 많은 물리현상에서 보이는 것으로, 특히 고온초전도체의 경우 초전도체가 영하 100℃ 이하의 온도로 냉각되면 특이한 전자파동이 물결치기 시작하며, 이 파동은 호수표면을 가로질러가는 파동을 닮아있다. 초전도현상이 일어나기 전에 일관적으로 이 파동이 일어나고 있어 고온초전도체에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