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강관형 교수팀, 액체방울 3D로 옮기는 이송기법 개발 (2012.2.29)
TV, 컴퓨터에 이어 칩 하나로 질병을 진단하는 ‘랩온어칩(Lab on a Chip)’에도 3D시대가 온다.
전도성 액체방울을 날아오르게 해 칩 속에서 액체를 3차원으로 옮기는 기법을 기계공학과 강관형 교수·박사과정 이승준·이상현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응용물리학 분야 권위지인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Applied Physics Letters)’ 온라인판 최신호를 통해 발표된 이 기술은 특정 액체방울에 전압을 가했을 때 액체방울의 모양이 바뀌는 ‘전기습윤(electrowetting)’현상을 이용해 랩온어칩에서 시료를 3차원으로 이송시키는 방법이다.
피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질병, 노화 등도 자가진단할 수 있는 랩온어칩은 500원 동전만한 칩 위에서 액체를 옮기거나 혼합시키고 분리하는 조작이 가능할 뿐 아니라 소량의 미세한 액체방울도 개별적으로 직접 실험하듯 조작할 수 있어 ‘칩 위의 실험실’로도 불리며 향후 차세대 헬스케어를 이끌 기기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랩온어칩에서는 액체방울을 2차원적인 평면상에서만 움직일 수 있어, 교차오염으로 인해 잘못된 결과가 나오거나 감도가 저하되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부러지는 전극기판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고안되었지만, 전압이 너무 높아지거나 액체방울을 오일로 된 매질에 넣어야 하는 등 제약이 많아 실제로 응용하기는 어려웠다.
강 교수팀은 공진현상에서 착안해 바닥 평면에 놓인 액체방울이 아래에 놓인 기판에서 위 기판으로 수직으로 날아올라 옆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각각 다른 액체방울이 교차해야하는 상황에서 액체 방울 하나를 위 기판으로 옮겨 서로 섞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전기습윤기반의 랩온어칩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기 중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연구를 주도한 강관형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널리 연구되고 있는 랩온어칩 장치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데다 감도(sensitivity)를 높여 정확한 분석은 물론 분석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며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랩온어칩의 새로운 플랫폼 제시에 학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