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 신호 네트워크 실험실
Development Signaling Network Lab

2020-11-10 728

식물은 햇볕을 받느냐, 그늘에서 자라느냐, 물속에서 크느냐에 따라 잎의 개수, 줄기 길이, 가지의 수 등이 모두 다르다. 이는 환경에 따라 식물에 작용하는 발달 신호가 전부 달라서다.

 

황일두 생명과학과 교수가 주도하는 발달신호 네트워크 실험실은 식물 발달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체계를 파헤친다. 식물이 호르몬, 단백질, 양분, 스트레스, 주변 환경 등 천차만별인 발달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여 자라는지를 연구해 식물 성장을 조절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실험실에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잡초인 ‘애기장대’를 비롯해 토마토, 감자, 담배 등 여러 작물이 생육실에서 자라나고 있다. 애기장대는 게놈이 135 염기쌍에 불과해 식물 중에서도 아주 작고 종자를 얻는 데 6주밖에 걸리지 않으며 종자 수도 1500개나 나오는 등 장점이 많다. 연구팀은 지노믹스(유전체학),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학) 등 분자생물학 관련 실험장비를 모두 갖추고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식물 연구를 진행중이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의 영예가 돌아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도 주로 활용하는 기술 중 하나다.

 

식물을 연구해 새롭게 찾아낸 발달 신호는 농업이나 신약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황 교수팀은 2018년 식물의 신진대사를 촉진해 열매를 더 많이 맺게 하고 씨앗의 크기를 키우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에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식물의 에너지 이동 경로인 ‘체관’ 발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발견하고 이를 적용해 식물의 씨앗 크기와 무게를 최대 40%까지 늘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국내에 식물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대학 연구실은 10곳 남짓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덜 주목받는 편인 식물 연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빌 게이츠가 죽는다면 암에 걸려서일까, 아니면 굶어서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자본의 관심이 많아 연구비가 풍부한 암 연구와 달리 모두를 먹여 살리는 식물을 연구하는 자부심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실은 인간 질병처럼 누구나 하고 싶은 연구가 아닌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연구하는 길을 식물 연구에서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