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신소재/친환경 강병우 교수팀, “금속과 공기로 전기를 만드는 마법” 골칫덩이였던 탄산염이 한 건 했다!

2024-05-09 512

[POSTECH 강병우 교수팀, 고에너지 · 고효율 전고체 Na-공기 전지 플랫폼 개발]

동요 ‘과수원길’에 나오는 아카시아꽃은 사실 아까시나무의 꽃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벌꿀 대부분 아까시나무꽃 벌꿀일 정도로 쓰임새가 많은데, 이 나무가 처음에는 쓸모가 없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 과학계에서 아까시나무처럼 천덕꾸러기였던 탄산염이 새롭게 태어난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신소재공학부 · 친환경소재대학원 강병우 교수, 신소재공학과 박희택 박사(現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연구팀은 탄산염을 잘 활용해 특별한 장비 없이 나트륨(Na)과 공기만으로 가역적인 구동이 가능한 고에너지 · 고효율 전고체 나트륨-공기 전지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이차전지는 전기자동차나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차세대 고용량 이차전지로 알려진 ’금속-공기 전지‘는 지구상에 풍부한 산소와 금속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전지다. 금속과 산소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와 수증기(H2O)로 인해 탄산염이 형성되는데, 이 탄산염은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는 골칫덩이였다. 결국, 이름은 금속-공기 전지지만 정제된 산소를 사용하거나 대기 중 산소만 선별해서 활용할 수 있는 산소 투과막 등 추가 장비가 별도로 필요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나트륨계 산화물인 나시콘(Nasicon)을 사용해 천덕꾸러기였던 탄산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나트륨과 지르코늄(Zr) 등 여러 원소로 구성된 나시콘은 고체 상태에서 이온을 이동시키는 고체 전해질로 전기화학적 ·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연구팀은 이 나시콘 고체전해질을 사용해 나트륨 금속이 있는 전극을 공기로부터 보호하고, 전지 구동 시 형성되는 탄산염이 분해되는 것을 촉진했다.

그 결과, 탄산염의 가역적인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지의 에너지밀도가 증가했으며, 전지를 충 · 방전할 때 발생하는 전압 차이가 크게 줄어 에너지 효율도 향상됐다. 또, 연구팀의 전고체 나트륨-공기 전지는 나트륨 이온을 전극 내부로 빠르게 전달해 전기를 출력하는 성능도 훨씬 우수했다. 산소를 선별하는 별도 장치 없이 금속과 공기만으로 전지를 구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강병우 교수는 “차세대 고에너지 금속-공기 전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탄산염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았다”라며, “대기 중에서 안정하고, 넓은 전압 범위를 가진 고체 전해질 기반 전지 플랫폼으로 차세대 전고체 금속-공기 전지 분야를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개인사업인 중견연구자 사업과 BK21 플러스 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474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