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 노용영 교수팀, “다 비켜!”…걸림돌 없이 전자 질주하는 트랜지스터 나왔다

2022-04-13 367

[노용영 교수팀, 할로겐 음이온 혼합해 P형 트랜지스터 개발]

[“문턱전압 0V 달성…성능 높으면서도 이력현상 없어”]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3대 가전 중 하나인 로봇청소기는 편리하기는 하지만 방 문턱이 큰 장애물 중 하나다. 신나게 돌아가다가도 그다지 높지 않은 문턱에도 걸리기 때문이다. 전류가 흐르는 트랜지스터에도 이와 비슷한 문턱전압이 존재한다. 전압이 문턱전압을 넘기만 하면 트랜지스터의 출력단 저항이 급격히 낮아지며 전류가 쉽게 흘러, 문턱전압을 낮추면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화학공학과 노용영 교수와 박사과정 휘휘주(Huihui Zhu)·아오리우(Ao Liu) 씨 연구팀은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문턱전압이 0볼트(V)인 페로브스카이트 P형 반도체*1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할로겐화물*2 페로브스카이트는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소재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 소재는 이온 이동으로 인해 결함이 생길 뿐만 아니라, 결함을 낮출 수 있는 ‘유기스페이서’라는 유기물의 크기도 제한적이어서 발전이 더뎠다.

연구팀은 트랜지스터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할로겐 음이온(요오드-브로민-염소)을 혼합함으로써 메틸암모늄-주석-요오드(MASnI3) 반도체층을 만들었다. 이 반도체층을 이용해 만들어진 트랜지스터는 이력현상*3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높은 성능과 뛰어난 안정성을 보였다.


연구 결과, 트랜지스터는 20cm2V-1s-1 이상의 높은 정공 이동도*4와 1,000만 이상의 전류 점멸비*5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문턱전압이 0V에 이르렀다. 문턱전압이 0V인 페로브스카이트 P형 트랜지스터는 전 세계에서 최초다. 특히 소재를 용액으로 만들어, 문서를 찍어내듯이 간단히 인쇄하는 것만으로 저렴하게 트랜지스터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낮추는 이력현상의 주요 원인이 이온 이동이 아닌 소수 캐리어(minority carrier) 트랩에서 비롯함을 증명했다. 문턱전압을 낮춤으로써 전자와 정공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아 전류가 원활히 흐르도록 한 것이다.


나아가,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P형 트랜지스터와 인듐-갈륨-아연-산소(IGZO) N형 반도체*6 트랜지스터를 결합해 성능이 높은 상호보완적 단일 칩 인버터를 인쇄공정으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성과는 향후 OLED 디스플레이 구동회로, 수직 적층형 소자의 P형 트랜지스터, 인공지능 연산을 위한 뉴로모픽 컴퓨팅 등의 전자회로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로 학계의 이목을 모은다.

한편,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지난해 연구팀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연구로 이미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1. P형 반도체
일반적으로 정공을 전하 운반자로 갖는 반도체. 전하를 운반하는 정공의 수가 전자의 수에 비해 훨씬 많은 반도체

2. 금속 할로젠화물(halide)
금속과 할로젠 사이의 결합을 지닌 물질

3. 이력현상
한 물리적 상태가 그것이 겪어 온 상태의 변화 과정에 의존하는 현상. 즉, 충격의 잔상이 오래 남아 정상화되지 못하는 것

4. 정공 이동도
전자가 하나 빠지면서 생기는 하나의 빈 공간을 정공이라고 하며 전자가 –1의 전하를 갖는다면 이와 반대로 정공은 +1의 전하를 갖는 전하 운반자다.

5. 전류점멸비(On/Off 비율)
트랜지스터를 동작시킬 때(On 상태) 최고 전류와 껐을 때(Off 상태) 최소 전류 사이의 비율

6. N형 반도체
일반적으로 전자를 전하 운반자로 갖는 반도체. 전자의 수가 정공의 수에 비해 훨씬 많은 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