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0 겨울호 / POST IT

2021-01-19 82

모든 기술의 가치가 보장받는 세상을 위해
이승준 선배님과의 이야기

 

여러분께서는 ‘변리사’라는 직업을 아시나요? 흔히 변호사와 혼동하여 이공계열 졸업자는 갖기 힘든 직업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승준 선배님께서는 자신이 배운 공학적 지식을 십분 활용하여 모든 이들의 지식 재산권을 보호하는 데에 힘을 쏟고 계신답니다.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하시는 선배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 볼까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포스텍 물리학과 07학번이고, 지금 ‘특허법인 영비’라는 특허 관련 법인을 운영 중인 이승준이라고 합니다.

 

선배님께서는 현재 변리사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하고 계신 일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식 재산권을 보호받는 방법에는 4가지가 있습니다. 저작권,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인데요. 저는 저작권 등록과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에 대해 출원을 하며, 그와 관련해 분쟁이 있을 때 분쟁을 조정하고 고객의 편에 서서 권리 침해에 대한 소송을 대리하거나, 상대의 특허나 디자인 상표를 무효로 하는 소송도 대리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업들이 국내외에 제품을 출시할 때 다른 사람의 지식 재산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지 컨설팅도 진행하고, 또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이나 기술을 보호받을 방법을 자문하는 역할입니다.

 

포스텍 물리학과에서 학사 과정을 밟으셨는데, 포스텍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나요?
포스텍에서의 생활이라 하면 대부분 비슷할 것 같은데 저는 기숙사 1동에서 4년 내내 살았고, 분반 친구들과 함께 생활했던 게 재미있었어요. 저희 때는 과를 정해서 입학하는 학생들도 많았지만, 저는 무학과로 입학했고 물리학과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2학년 때 물리학과에 들어가게 되었고 공부를 게을리하지는 않았어요. 친구들하고 항상 밤늦게 과제를 하고 학과 공부랑 별개로 물리학과 친구들 중에 매우 똑똑한 친구들이 많아서 학과 수업 이외의 물리학 스터디도 했었죠. 동아리로는 축구 동아리를 잠깐 했었는데 무릎 십자인대가 나가서 그만뒀었죠. 친하게 지냈던 분반 친구들이나 과 친구들과 다 같이 풋살도 하면서 재미있게 학교생활 했던 거 같아요.

 

선배님께서는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변리사가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진로를 고민한 경험은 누구나 있잖아요? 저도 학부생 시절에는 박사도 하고 기회가 되면 유학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4학년 초까지만 해도 이론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었죠. 그런데 생활을 하다 보니까 저에게는 정적인 것보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더 적성에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학과 친구가 “넌 남들에게 설명해 주는 게 귀에 착착 감긴다.”라는 말을 해줬어요. 그러던 와중에 대학 졸업할 때쯤에 여러 고민을 하다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변리사가 되신 선배님께 많이 여쭤봤죠. 또 졸업할 당시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던 것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공학이나 자연과학을 일반인에 비해 잘 알고 있고, 공대생들보다 여러 인문학도 좋아했고 혼자 글 쓰는 것도 좋아해서 복합적으로 생각해 보니, 변리사라는 직업이 저랑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졸업하고 공부를 시작해서 변리사가 되었죠.

 

진로를 고민하는 이공계 분야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이공계 학생들은 연구하거나 전문직을 갖거나 기술 창업 쪽의 진로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다 좋은 길이지만 자신이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해요. 지금 사회는 공학과 인문학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개발할 때 단순히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용자로서도 해석할 필요가 있고, 반대로 뭔가를 컨설팅하거나 법률적인 것을 판단할 때에도 공학적인 베이스가 없으면 접근하기 어려운 일이 참 많죠. 자신이 가진 지식이 연구에 활용될 수도 있지만, 소설을 쓰거나 다른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칼럼을 쓰는 데 활용되는 등, 여러 방향이 있답니다. 다양한 시각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각 분야의 선배님들과 지속해서 커뮤니케이션했으면 좋겠어요.

 

 

선배님께서 추구하시는 바 또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첫 번째로 추구하고 있는 건 제가 맡은 일이 우리나라가 됐건 외국이 됐건,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각자의 독특한 기술이나 지식 재산권을 가진 기업이나 개인이 자기 권리를 정당하게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 직업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고요. 저를 만나거나 저를 통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 기술이나 노하우를 우리나라에서 혹은 전 세계에서, 최대한 넓은 범위를 가지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 사명입니다.

다음으로 제 사업의 확장과 관련된 건데, 사업이 확장될수록 더 많은 기업을 만나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곤 합니다. 이에, 국내외로 기술력을 가진 모든 이들을 보호받을 수 있게 하는 데 제 지식을 활용하고 싶어요. 제가 학부 동안 공부한 것들 덕분에 저는 남들에 비해 공학적 마인드가 잘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물리학과를 졸업했지만 다른 컴퓨터나 정보 통신 기술을 이해하는 데에도 전혀 무리가 없어요. 변리사라는 사람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이긴 한데, 특허를 출원하기 때문에 최신 기술을 빨리 접하게 돼요. 그래서 일을 하면서 이런 제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또 힘이 닿는 데까지 지속해서 공부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포스테키안을 구독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실적으로 고등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대학 입시일 텐데, 그 과정에서 자기 적성도 중요하고 대학에서 뭘 가르치는지도 중요하니 복합적으로 생각하면 좋겠어요. 만약 포스텍에 오게 되면 우수한 친구들과 공부할 수 있는 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제가 포스텍을 나와서 사회를 경험해 보며 느끼는 거지만 함께 공부한 친구들이 정말 우수했고, 심성도 매우 좋았던 거 같아요. 서로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지식을 공유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어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도 느끼는 거지만 졸업생이 많이 없기도 해서 포스테키안끼리 정말 끈끈해요. 공부하기도 상당히 좋은 환경이라 훌륭한 친구들과 뛰어난 교수님들과 공부하는 게 여러분들에게 정말 좋은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에 관한 판단이 확실하고, 그것을 통해 직업까지 가지게 되신 선배님의 모습은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선배님이 대단하시다는 생각도 들고, 부러움의 감정도 들어 저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포스테키안 구독자 여러분들도 자신이 잘하는 것, 열심히 할 자신이 있는 것들을 복합적으로 판단하여 자신에게 잘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이 글이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