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0 여름호 / Creative Postechian

2020-07-27 259

Creative Postechian / 사회를 바꾸는 공대생의 힘

안녕하세요. 무은재학부생 2학년 선종엽입니다. 정말 저도 이렇게 우리 사이트가 유명해질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투표하러 갈래요’ 는 친구들과 투표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낮은 투표율에 관련된 설문조사들을 찾아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이 있나 고민하다 만든 페이지입니다. 단순히 정리해 보고자 엑셀에 기록했던 자료들을 학교 내부 공모전 때 얻은 지식을 활용해 사이트로 보기 좋게 만들었고, 이를 모두에게 공개하기로 결론 내린 뒤 약 10일도 채 되지 않아 하루 방문자 수가 1,000명이 넘었습니다. 친구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접하고, 투표할 때 소신껏 투표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주변을 시작으로 공개했던 사이트가 이렇게 커져 정말 놀라웠고 지금도 생각하면 신기합니다.

총선 정보 앱 ‘투표하러 갈래요'(https://govote.netlify.com)
* 현재 사이트는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작년 1월 말, 코로나가 퍼지기 전쯤 오래 만나지 못했던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4월 총선이 00년생, 01년생인 저희가 처음으로 투표를 하는 선거라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투표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모두 법과 정치를 공부했었기에 투표에 더욱 관심이 많았고 특히 제도들에 대해서 찾아보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이번에 만 18세 학생들이 투표권을 가진다는 것과 비례대표제가 개정된다는 것을 보고 우리도 정확한 투표를 하기 위해서 자료를 정리하고 공부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 사이트의 시작이었습니다. 자료를 찾다 보니까 각 언론사에서 총선 사이트를 제공하는데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들 때문에 후보자 정보와 같은 주요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보였습니다. 선관위에서 제공하는 원본 자료들을 직접 연결해서 제공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어, 우리가 직접 원본 자료를 확인하며 투표할 수 있도록 직접 엑셀에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정리하다 보니 굉장히 깔끔하고 보기 좋아 사이트나 앱 형태로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서 제가 사이트를 구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와 친구들의 지역구 데이터는 적기 때문에 금방 만들어 제공할 수 있었으나 주변인들에게 공개하려면 최소 전국구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빠르게 3월 초부터 전국구 제작에 돌입하였습니다. 순탄하게 잘 되는 듯했으나 큰 문제가 발생했었습니다. 전국구로 확대하는 작업을 할 때는 제가 모든 개인의 정보를 하나하나 입력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공데이터 포털로부터 직접 받아오는 방식이 매우 편리해서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인 API를 알아 보았습니다. 선거 정보를 API로 제공 시 개인에게는 후보자의 사진과 전과 정보와 재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의해 보니 언론에는 신청을 받지만 개인에게는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기에 더욱 실망했었습니다. 해당 정보가 없으면, 제가 사이트를 만들어도 사람들에게 주요 정보를 보여줄 수 없기에 존재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포기할까 고민하다, 마지막 방법으로 문의했던 크롤링에 대해서는 “관련 법안이 없어 문제 되지 않는다.”라는 공식 답변을 받고 다행히 제작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자세한 평가를 받고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약 한 달 정도 동안 열심히 프로그래밍하여 사이트를 완성하였습니다. 온라인 개강을 하고 나서 공식 후보자가 나오는 기간이 되자마자 예비후보자를 모두 후보자로 변경하고 사이트 게시를 완료하였습니다. 사이트는 최대한 간단하고, 한 페이지 안에서 정보를 얻어갈 수 있게 구성하였습니다. 바뀐 제도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내 위치를 기반으로 내 선거구는 어디인지, 20대 국회의원은 누구였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아래 투표해야 할 21대 국회의원에 관한 정보를 보여주었는데, 선관위에서 제공하는 모든 주요 정보를 카드 형식으로 한눈에 들어오도록 하였습니다. 공약을 읽어보고 판단하며 뽑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정당별 정책들을 단어나 분야별로 검색이 가능하도록 검색 가능한 표로 제공하였습니다. 단기간 운영하는 페이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투표할 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와 디자인을 맡아준 친구의 뚜렷한 목적이기에, 저희가 제공하는 정보 이외에 더 자세히 설명된 자료나 잘 만들어진 사이트를 모두 소개하여 허브의 역할도 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렇게 사이트를 완성하고 공개를 하자 약 3일간은 100명 정도의 방문자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 수치만으로도 저희는 만족했었습니다. 의외로 오류문의나 건의 사항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수정하고 반영하느라 바빠서 방문자 수 확인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방문자가 폭증하여 로딩이 조금 느려졌고, 저희는 꽤 당황함과 동시에 기분이 좋았는데 마냥 즐길 수 없었습니다. 사이트가 느려질 것을 대비해 최적화를 하느라 정신없는 기쁨을 누렸던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수천 명이 다녀간 뒤 언론에 제 사이트가 올라왔고 방문자 수는 더욱 급증했습니다. 선거 직전 시기였기에 투표에 도움을 주려는 사이트의 목표를 충분히 만족하여 정말 뿌듯했습니다. 뉴스 기사가 올라오는 것도 신기했지만, 포스텍 홈페이지 메인에 제 사이트가 올라온 것을 보고 작은 일을 해도 학교에서 인정해 주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느낌을 받아서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이번 일로 라디오에 2회 출연하면서 방송 작가님으로부터 “추후에 공공의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활동을 계속한다면 IT스타트업의 기획도 해 보면 좋을 것 같고, 학생이라면 정말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칭찬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 일에는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해 보자’는 제 가치관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무심코 시작했던 일이고, 오로지 “투표”의 활성화를 위해서 제작한 것이기에 일회성으로 끝났지만 뉴스 기사로 보도되고 방송 출연 제의도 받으며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포스테키안을 읽는 모든 독자 여러분도 관심 있는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마음껏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학교에서, 아니 방송에서 여러분을 만나는 날까지 응원하겠습니다!

무은재학부 19학번 선종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