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2 겨울호 / 포커스
<고등학생 기자단 포커스 7기 김종민 교수님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포커스 7기로 활동하게 된 경산과학고등학교 1학년 김민재, 배준영입니다. 저희는 POSTECH 생명과학과에서 합성생물학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는 김종민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평소 생명과학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내용부터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내용까지 담아보았는데요. 그럼 인터뷰 내용을 함께 살펴볼까요?
*고등학생 기자단 포커스의 이야기는 2월 24일 공개됩니다!
[김민재&배준영]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종민 교수님] 저는 합성생물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생명과학 연구에 여러 공학적인 접근을 해 자연계에서 찾을 수 없는 생명체를 제작해 보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학문이 접목되기 때문에 생명과학뿐만 아니라 전자공학, 화학, 물리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연구합니다. 정리하자면, 합성생물학은 기존의 생명과학이 풀지 못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학문으로 기후변화와 같이 앞으로 맞닥뜨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학문입니다.
[김민재&배준영] 교수님이 하시는 연구(세포 프로그래밍/분자 단위 프로그래밍)가 어떠한 생물의 범위까지 적용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김종민 교수님] 합성생물학은 원핵세포, 진핵세포, 바이러스 등 생물의 종을 가리지 않지만, 특히 박테리아를 많이 활용합니다. 박테리아의 경우 쉽게 엔지니어링이 가능해 바이오 관련 물질을 합성할 수 있도록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합성생물학을 통해 바이오 플라스틱 등을 합성하여 석유 기반의 경제가 가져오는 환경 문제를 바이오 기반으로 바꿔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합성생물학은 향후 먹거리 문제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민재&배준영] 세포를 프로그래밍하고 디자인한다는 것에서 어떤 연구 성과가 있으셨으며 결과적으로 어떤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또 인체를 기반으로 하는 실험은 어떠한 방법으로 인체에 무해함을 입증하는지 궁금합니다.
[김종민 교수님] 제가 주로 연구하는 부분은 합성생물학 중에서도 유전자 회로를 재설계하는 쪽입니다. 유전자를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가지도록 설계하는 것이 연구 목표입니다. 예를 들어 박테리아 같은 경우 연산을 할 필요가 없지만, 박테리아가 연산할 수 있도록 유전자 회로를 설계함으로써 연산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최근에 박테리아가 다양한 RNA시그널에 맞게 연산 결과를 색으로 표현하는 연구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실험이 당장에 유용할 수는 없지만,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색 출력보다 더 유용한 결과물이 나와야겠죠. 또,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찾아가는 박테리아를 이용하는 등의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이는 암세포 내부에 괴사한 조직이 박테리아가 살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람의 다양한 암을 살펴보면 상당한 수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이 박테리아가 항암제를 대사하기도 합니다. 즉, 항암제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 거죠. 그렇기에 암세포와 관련해서는 박테리아 연구가 필요합니다. 바로 여기서 박테리아의 성질을 이용해 아예 암을 타게팅Targeting 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박테리아들이 암에 들어갔을 때 다양한 질병과 관련된 여러 가지 특징들을 감지할 수 있는데요. 그 감지한 결과를 가지고 약을 만드는 방식으로 암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안전성 관련한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요. 박테리아 중에서도 섭취해도 인체에 무해한 프로바이오틱스 같은 박테리아를 이용합니다. 최소한으로 필요한 부분을 공학적으로 처리하면 무해하게 작용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임상실험도 진행 중입니다. 페닐알라닌을 대사하지 못하는 유전병도 프로바이오틱스에 페닐알라닌을 소화하는 효소를 내포하도록 설계하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김민재&배준영] 연구주제 선정 시 어디서 영감이나 동기를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종민 교수님] 사실 딱히 어디서 나오는지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 원래 영감이라는 게 갑자기 떠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책을 보거나 연구를 보는데 매몰되지 말고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딴생각할 때나 한가롭게 책이나 TV를 볼 때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경험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것을 보고 다양한 사람과 얘기하면서 영감이 떠오르기도 하죠. 특히 다른 연구자와의 얘기와 상호작용을 통해서 얻는 경우도 있어서 연구자들끼리 서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민재&배준영] 마지막으로 생명과학 분야의 학문을 연구 및 공부할 때 필요한 역량과 자세를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종민 교수님] 생명과학의 경우 다른 학문에 비해 특히나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다른 학문의 경우, 많은 과학자가 쌓아 놓은 것이 많지만 생명과학은 생물체가 너무 많고 우리가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실험에 사용될 수 있는 자연계에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도구들도 매우 많습니다. 또, CRISPR-Cas9(크리스퍼 유전자가위)1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공부할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는 일견 재밌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재미도 없고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끈기가 있어야 하고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꾸준히 가져야 연구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연구가 점점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기 때문에 다른 연구자들과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박태준학술정보관에서 알리미 선배님과 함께
지금까지 생명과학과 김종민 교수님과의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저희 질문들과 교수님의 연구내용을 기사에 모두 담지는 못했는데요. 영상을 통해 꼭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교수님을 만나 뵙고 포스텍을 둘러보며 큰 동기부여가 되었는데요.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해주신 포스텍 알리미분들과 김종민 교수님께 매우 감사드립니다!
글 / 경산과학고등학교 1학년 김민재 배준영
[각주]
1. 유전자를 편집하는 첨단 기술로, 특정 염기서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RNA(gRNA)와 이를 자르는 가위 역할의 효소인 Cas9 nuclease로 구성되어 있다.